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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었다. 격렬하게 일어나는 죄책의 고통을 참기 힘들었다. 저 건방진 애들을 한번도 좋아해본 적은 없었지만, 이런 일을 당할 만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롱바텀조차도, 위즐리와 러브굿과 더불어 그의 영원한 눈엣가시가 되겠다고 맹세한 그마저도, 이런 운명에 처해서는 안되었다. 그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질러댔을 비명에 비하면 지금은 완전히 뮤지컬 같다는 사실도 거의 위안이 되지 못했다. 어둠의 군주의 피해자가 질러대는, 그를 밤낮으로 괴롭혀대는 비명소리에 비하면 하찮았다. 하지만 그래도, 비명이었다.
복도를 서성이며 평온을 찾지 못하고, 아니, 그는 평온이라는 걸 알지 못하니, 하지만 그가 남겨놨던 영혼의 구덩이 비슷한 것을 갉아먹는 중인 어떤 깊숙한 감정이 있었다. 사색에 너무도 깊게 정신이 팔린 나머지 그는 그녀를 알아채지 못했다. 뒤늦게, 그는 익숙한 구두 굽소리가 자신을 향해 오는 걸 들었다, “미네르바.”
무슨 말을 더 잇기도 전에, 그녀의 지팡이가 그의 심장을 찔렀다. “나를 막으려 드는 거라면, 세베루스, 내가 그렇게 놔둘 거란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 그녀가 협박했다. 그의 귓가에 비명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제가 이제 교장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려야 하나봅니다?” 그가 말했다. 옛 동료들에게 자신의 권한을 내세워 흔드는 짓을, 특히 그녀에게 하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그는 필요한 일이라고 씁쓸하게 합리화했다. 날 서고 비난 어린 그녀의 표정에서, 자신의 힘이 더이상 그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이 또렷이 전해졌다. 그를 밀치고 지나가려는 시도에는 제 목숨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고, 그는 그의 몸이 그녀와 그녀의 학생들 사이의 하찮은 장애물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래도, 그녀의 길을 방해할 수는 있었다. 지금은.
“당신은 찬탈자야, 세베루스, 그 뿐.” 차갑게 속삭인 대답은 그녀의 이름이 유래한 여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귀에 못이 박히겠군요.” 그가 지친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다. 그녀가 그를 비난과 비방과 규탄으로 가득한 가시밭길로 끌고 간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비켜 서요, 세베루스, 아니면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거니까.” 미네르바가 협박했다. 더이상 그를 놀라게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그럼에도 그는 당황했다. 그녀는 그를 협박하기를 한번도 거리낀 적은 없었지만, 가식적인 존중조차 없이 분노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적 또한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위협과 분노와 유죄를 향한 확신에도 세베루스는 대답했다. “어둠의 군주가 당신을 죽이게 만들면 당신 의무는 어쩌시려고요? 조심하십시오, 미네르바. 누군가는 당신의 충성심을 의심할 지도 모르니.”
이를 악무는 모습에서 그는 뿜어져 나오는 증오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강화 유리처럼 매끄러우면서도 날카로웠다. “나는 제 주인에게 돌아가기가 무섭게 본인 의무를 내팽개친 남자한테서는 호그와트에서의 내 의무에 대한 설교를 듣지 않을 겁니다. 본인이 받았던 신의를 농락한 반역자한테서 내 충성심의 위치에 대한 설교도 듣지 않을 거고.”
보석으로 세공된 사각 안경 너머로 그를 쏘아보았다. 그녀 역시, 이 특정 대화를 가지고 몇 번을 맞섰는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매번 새로 일깨워주면서 깨어있는 동안 그의 머리에 박아주고 싶어했다. 그는 이미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미네르바가 말을 이었다. “그는 당신을 친구로 생각했는데, 당신은 그를 배신했어. 당신이 그를 살해했던 밤에 그는 우리에게 학교를 당신 손에 맡겼다고 했었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커졌다. “네가 학교를 버렸다고 반발했어도 그는 하나도 듣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너는 그를 살해했지.”
그녀의 말은 이전에 그녀가 냈던 상처를 또다시 후려쳤다. 고통이 덜하지는 않았다. 세베루스는 그녀가 진실을 알아채기엔 자신을 너무 깊이 증오한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녀는 그래야 했다. 그 생각은, 그가 이 모든 것을 한번도 원한 적 없다고, 괴물로 여겨지길 즐긴 적 따위 없다고 소리치지 않을 힘을 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권위적인 책망에서 애원하는 속삭임으로 줄어들어 그가 행한 모든 일 후에도 영원히 길을 잃은 것에 불과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려는 듯이 그의 귓가를 스쳤다, “나는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세베루스,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던지.” 상처가 깊어졌다.
그녀는 간신히 그를 지나쳐, 마침내 등을 보였다.
그가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비명이 이어졌다.
